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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취향' 이야기

사이: 경계에 선 소녀

by innarte 2025. 3. 23.

Courtesy of Slovak National Gallery, Public Domain

그림 소개

작가: Zolo Palugyay

작품명: Girl in White with Factory Chimneys and Flowers (1932)

 

두 세계의 경계에 선 소녀를 통해

산업화 시대의 서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시선의 시작

하얀 머리카락, 하얀 옷.

그토록 하얀 존재가 앉아 있다.

파란 하늘과 산, 공장의 붉은 굴뚝 앞에서

소녀는 고요히 무엇인가를 바라본다.

얼굴에는 슬픔도 기쁨도 없다.

다만 깊은 사유만이 있을 뿐.

침묵 속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그림 속 취향

이 그림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오간다.

단순화된 형태와 평면적 색채는

꿈속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소녀의 하얀색은 너무도 강렬해서

오히려 부재처럼 느껴진다.

마치 이 세계에 속하지 않는 존재처럼.

푸른 산과 하늘은 자연을,

붉은 굴뚝은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

그 사이에 선 소녀는 과거와 미래, 자연과 문명,

현실과 초현실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부드러운 곡선과 기하학적 형태가

공존하는 구도는

과도기적 시대의 혼재된 감성을 담아낸다.


취향의 발견

우리는 모두 경계에 선 존재다.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과 내쉬는 순간 사이,

밤과 새벽 사이,

말을 하려다 침묵하는 순간 사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직전의 떨림.

결정을 내리기 전 마지막 망설임.

그 모든 경계의 순간에

우리는 소녀처럼 고요히 서 있다.

가끔 내 방의 창가에 서서

바깥 세계를 바라볼 때면,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과

저 너머의 세계가 겹쳐 보인다.

그때 나는 안과 밖, 이곳과 저곳의 경계에 선다.

그런 순간에 삶의 본질이

가장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마치 그림 속 소녀가 꽃을 바라보며

무언가의 본질을 보는 것처럼.

 

취향 키워드

#모더니즘 #인물화 #색채대비 #몽환적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