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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으로 그린 세상: 장난감 검과 이상한 어른들 누구나 어린 시절이 되면세상이 달라 보였던 순간이 있다.평범한 나뭇가지가 마법 지팡이로 보이고,골목길이 미로 같았던 때.폴란드 화가타데우즈 마코프스키(Tadeusz Makowsk)는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타데우즈는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그린다. 장난감 검이 진짜가 될 때《Swordsmen》을 보면아이들이 장난감 검을 들고 서 있다.문 앞에 선 한 아이와다른 편인 듯 숨어 있는 아이들.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지만,문을 사이에 두고 검을 겨눌 그때를사뭇 진지하게 기다리고 있다.어른들 눈에는 마냥 장난처럼 보이지만아이들 눈빛만큼은 이미 중세의 기사다. 등불이 마법이 되는 밤《 Children with Torches 》의 아이들은축제를 기다리고 있다.동그란 등불은 아이들의 마음처럼 반짝인다.빨간색, 노란.. 2025. 1. 18.
놀이: 우리만의 세계 그림 소개작가: Tadeusz Makowski작품명: Swordsmen (1931) 폴란드 화가타데우시 마코브스키(Tadeusz Makowski) 는어린이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이 그림에서도 아이들의 놀이를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했다.시선의 시작문 앞뒤로 숨은 세 명의 아이들.얼굴에는 가면을 쓰고,손에는 장난감 검을 들었다.해맑은 웃음을 띤 둥근 모양의 소품과네모난 얼굴 장식까지 어우러져이 방은 놀이의 무대로 변했다.금방이라도 웃음소리가 터져 나올 것만 같다. 그림 속 일상아이들의 놀이에는 특별한 도구가 필요 없다.장난감 몇 개와 작은 방 한 칸이면 충분하다.가면은 기사들의 투구가 되고,장난감 검은 전투의 무기가 된다.방 안의 장식품들은새로운 세계의 신호탄처럼 반짝인다.오늘도 이 방은 누군가의 왕.. 2025. 1. 16.
독서: 시간과 공간의 틈에서 그림 소개작가: Carl Larsson작품명: Required Reading (1900)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Carl Larsson)은가족의 일상을 담아내는 화가다.수채화의 맑은 색감으로 실내 풍경을 포착하여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시선의 시작주황빛 벽과 초록색 가구가어우러진 방 안에서소년이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다.창문 너머로 비치는 자연광은책을 읽기에 좋은 빛이다.소년은 책에 몰입한 듯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앉아 있다. 그림 속 일상소년은 책을 읽고 있다.단순하고 명료한 문장이다.하지만, 이 문장 속에는무수한 세계가 숨어있다.따스한 오후, 소년은 책 속에서수만 가지 이야기를 만나고 있다.주황빛 벽은 노을빛으로 물들고초록빛 가구들은 숲이 되어책 속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창밖 나뭇잎은 바람에 흔들리며.. 2025. 1. 9.
본질: 지우면 보이는 어떤 것 그림 소개작가: Childe Hassam작품명: The Evening Star (1891) 이 그림은 미국 인상주의 화가차일드 하삼(Childe Hassam)이포착한 황혼의 순간이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하나의 별로 이루어진단순한 구도 속에 자연의 본질을 담아냈다.시선의 시작 처음 이 그림을 봤을 때너무 단순해서 지나칠 뻔했다.하지만 오래 들여다볼수록깊어지는 푸른빛 속에서무언가가 끊임없이 속삭인다.수평선 위로 떨어지는 별빛 한 줄기가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린다. 그림 속 취향하삼은 이 그림에서 모든 것을 덜어냈다.남은 것은 하늘과 바다,그리고 하나의 별뿐이다.수직으로 이어지는 섬세한 파스텔 자국은바람과 물결의 숨결을 담아냈다.하나의 색처럼 보이는 하늘과 바다는서로의 빛을 주고받으며미묘한 농담을 만들어낸다.. 2025. 1. 8.
기대: 시작하는 문 앞에서 그림 소개작가: Édouard Vuillard작품명: The Child at the Door (1891)어두운 실내에서 문을 향해 서있는아이의 뒷모습을 담은 작품.단순한 구도와 제한된 색감으로일상적 순간의 깊이를 포착한 에두아르 뷔야르(Édouard Vuillard)의 특징이선명하게 드러난다.시선의 시작까만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어둑한 실내의 문 앞에 서 있다.작은 손이 문을 향해 뻗어있는데,그 손끝에 기대라는 것이들려있을 것만 같다.새해 첫날, 일기장의 첫 페이지를펼치기 직전의 떨림처럼. 그림 속 감정어두운 실내와 밝은 문틀이 만드는 빛의 대비가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기대를더 선명하게 만든다.아이의 살짝 기울어진 어깨에는 호기심이,조심스레 들린 발끝에는 망설임이 담겨있다.뒷모습만을 보여주는 구도는시간이.. 2025. 1. 7.
고흐의 자화상 3편: 거울 앞에 선 화가의 용기 자화상고흐는 거울 앞에 섰다.그의 말처럼 '모델이 없어서'였을까.아니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어서였을까.거울은 그에게 특별한 창문이 되었다.자화상을 그리는 동안고흐는 화가이자 모델이었고,관찰자이자 피 관찰자였다. 자기 얼굴을 그리는 일은,자신과의 긴 대화였는지도 모른다.고흐는 스스로와 마주하며30점 이상의 자화상을 남겼다.그중 세 편의 자화상이 들려주는 이야기에귀를 기울여 보자.  밀짚모자의 노란 빛파리의 빛은고흐의 팔레트를 바꾸어놓았다.네덜란드의 어둡고 무거운 색채는잠시 팔레트 한편에 밀려났다.노란 밀짚모자 아래로 쏟아지는 빛이얼굴을 따스하게 비추고붉은 수염을 생기있게 물들인다.부드러운 붓 터치 사이로파리의 맑은 공기가 스며든다.이 자화상에는 드물게 평온함이 깃들어 있다.마치 새로운 빛을 발견한고흐.. 2025. 1. 7.